무제... 네번째.

by 김민호 posted Apr 0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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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세상에 대해 큰 불만이 없습니다.
밤 늦게까지 남아 일을 해도 그렇게 짜증이 나지 않구요..
하고 싶은 일이 머리속에서 자주 맴돌기 시작하구요..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예전처럼 힘들지만은 않네요..

그렇다고 예전보다 여유가 더 생긴건 아닙니다.
차라리 예전보다 퇴근시간은 더 늦어져 버리고, 출근 시간은 더 빨라지고,
회사에서 커피마시는 시간도 거의 낼수 없는 지경이지요..

사진을 찍으러 다니지도 않고...
그렇다고 프로그래밍을 하지도 않고..
애인을 만나 데이트를 하는 것도 아니고..
조깅을 하거나, 볼링을 하는 것도 아니고..
하다못해 술마시러 다니는 것도 아닌데....

내 생활에 불만이 점점 줄어가는 대신...
가슴속에는 그 불만이 빠져나간 자리가 휑하니 뚫려버린것 같습니다.
그냥 빈자리 말이죠.
차라리 불만이라도 있었더라면 하고 후회할 만큼의 공허함이 가슴속에 남아버렸습니다.

내일은... 금요일이군요... 아니.. 오늘이 되어버렸네요..
오늘.. 멀리서 오랫 벗이 찾아옵니다.
그 친구도 사는게 그리 쉽지만은 않은가 봅니다..
제가 힘이 되어주고 싶은데... 그럴 능력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술한잔 같이 마셨으면 좋으련만... 별로 술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싫어할것 같네요.. ^^
참 친했었는데..정말로 가까웠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소원해져버렸는지.....

1년이 지나고.. 또 1년이 지나고.. 그리고 또 1년이 지나고...
그렇게 10년이 지나고.. 또 10년이 지나고... 그리고 또 10년이 지날 즈음에....
지금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아직도 내곁에 남아 있을런지...

난 또 어떤 사람들 주위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런지...
그때 과연...
지금 이 날을 기억할런지..
2004년 4월 2일의 기억과 그날의 느낌을 말이죠...

문득... 그땐 이미 온전한 뼈와 살을 가지고 있지 않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30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부질없이 지나가버렸듯이,
나머지 시간들도 그렇게 휙하니 지나가버리겠죠..

술도 먹지 않고.. 맨정신으로 잠들기전에 몇자 끄적여 봅니다.
낼 아침이면.. 또 지워버릴지도 모르겠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