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끓여주시는 김치찌개가 너무 먹고 싶어서 잠시 대구를 다녀왔습니다.
청주에 있는 짐들도 조금 정리할겸 해서 말이죠..

대구를 떠나서 객지 생활한지 3년만에 집이 참 편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대구가 오늘따라 유난히 반갑게 느껴지더군요..

일요일 아침 느즈막히 아침밥을 먹고는 침대로 가서 TV를 봅니다.

어머니 : 날씨가 너무 좋다... 드라이브 안갈래?
나 : (시큰둥하게..) 응. (계속 TV본다..)
--- 10분후 ---
어머니 : 난 준비 다 끝났다.
나 : 엄마.. 어디 나가요?
어머니 : 막내 아들이랑 드라이브 간다. ^^
나 : 그럼 내가 집 지킬테니 잘 다녀오세요.. (계속 TV본다)

그렇게 집을 나섰습니다.
친구 남某군의 조언을 참고삼아 팔공산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대구공항에서부터 밀리기 시작하는 차들의 압박에 결국 핸들을 꺽고 말았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려다가 마침 오늘이 한식날이고 해서 아버님이 계시는 현대공원으로 핸들을 돌립니다.
그러고보니 지난 추석때도 못찾아 뵙고, 거의 1년반만에 찾아오는 것 같아 너무 죄송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어머님은 당신이 돌아가시면 납골묘로 해서 아버님 근처에 묻어 달라시더군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그냥 묵묵히 차만 몰아서 올라갑니다.

돌아오는 길에 어머니가 묻습니다.
어머니 : 집에 오니깐 여기저기 돌아다니자고 해서 귀찮지?
나 : 아니.. 집에서 어항청소하라는 것보다 훨 좋은데 뭘... ^^
어머니 : 맞다... 돌아가서 어항청소도 좀 해라..
나 : -_-;;;
(어항..무쟈게 무겁습니다. 물고기 두마리만 죽여버리고 나면 어항청소 안해도 될것 같은데... 나중에 시간날때 어항 통째로 불위에 올려 버려야겠슴다.)

돌아오는 길에 앞산공원을 들러서 벚꽃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고 뭐 그러다가 왔습니다. 사람들 무쟈게 많더군요..
우리집 바로 위에 이 좋은곳을 놔두고 왜 먼 팔공산까지 갈 생각을 한건지..
벚꽃이 바람에 많이 떨어져서 아마 다음주에는 구경하기 힘들듯합니다.

앞산에서 한창 사진찍기에 열중하고 있을 무렵.. 진달래를 찍고 뒤돌아 서는데, 누군가가 길을 막으면서..
"혹시 5050 이에요?"
"아닌데요.. 3020 인데요."
"색감 좋네요.. ^^ "
" ^^ "

허접한 사진 몇장 올릴테니 올해 벚꽃 구경 못하신 분들은 사진으로나마 구경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