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잔밑이 어둡다고...
파주에 1년반을 넘게 살았는데, 근처 다녀온 곳이라고는 헤이리랑 프로방스뿐..
인터넷에서 너른 잔디밭에서 찍은 사진이 있어 찾아봤더니
우리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이란다.
무더운 여름.
땡볕에도 불구하고 한강에서 재미봤던 그늘막하나 믿고 달려가본다.
나름 그늘이 있어서 (한강공원과는 다르게)
가끔씩 불어오는 바람에 그래도 견딜만 했지만 이날 정말 날씨 더웠다.
아니.. 덥다기보다는 후덥지근했다.
해는 안나고 흐렸는데, 더운 그런날.
그나마 그늘막 있는 곳은 나무 그늘밑이라 다행.
연우랑 연재 데리고 잠시 연 날리러 갔다왔더니 땀범벅.
그리고는 연재 살~살 구슬려서 (음료수 사준다고)
바람개비 있는곳에서 무료 모델 알바..
아빠는 악덕 "갑"인 걸로.
그래도 모델비는 줘야겠다고,
시원한 카페 데리고 가서 아이스티 하나 사서 나눠 먹었..
사실은 너무 더워서 잠시 들렀던 카페에서
나가기 싫어서 한잔 사서 땀 식혔다는.
땀 식혔으니.. 또 밥값해야지. ^^
연재데리고 잔디밭으로 GoGo..
근데, 지도 짜증이 났나보다.
이젠 사진찍는 것도 귀찮고 덥기만 하고
아빠가 시키면 반대로만 하네
미안해 곰자야~
▲ 이건 내가 시킨 포즈가 아니다. 그냥 지가 이렇게 차렷하고 서 있길래..
언젠가 부터 점프샷은 싫어하지 않고 곧잘 시키는대로 하곤한다. ^^
사람들이 대부분 바람개비쪽에 몰려있거나
텐트안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어서
경치 좋은 잔디밭은 우리만의 독무대.
돌아와서 그늘막에서 또 잠시 뒹굴뒹굴
오후 늦게 해가 뉘었뉘었 넘어가니 좀 살만하다.
집에 가기 전에 임진각으로 이동.
공원에서 주차장만 가로지르면 된다.
▲ 6.25때 파괴된 다리는 아직도 기둥만 남은채 역사의 아픔을 그대로 드러내놓고 있다.
임진강을 사이에 두고 남한측 감시 초소
수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목숨을 걸고 투쟁해서 찾아 온 우리의 땅이
어쩌다가 독립되자마자 내분에 휩싸여 이렇게 두 개의 땅으로 갈리게 되었는지..
생각해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초기에 이념의 갈등을 시작했던 그 사람들도
그 사소했던(?) 갈등이 서로 적대하는 2개의 나라로 갈라 설 줄 어찌 알았으랴..
대화로 풀 수 있었던 작은(지금 생각해 보면) 문제도
그 시기를 놓쳐버리면 걷잡을 수 없이 큰 문제가 된다는 걸 또 한번 깨닫게 된다.
철마가 멈춰선 경의선의 남한측 끝.
연우랑 연재는 부디 통일된 대한민국에서 살기를 바래본다.
임진각 자유의 다리.
남과 북을 잊는 유일한 다리
휴전 협정때 포로교환을 위해서 임시로 설치한 가교인데,
옛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물론 북으로 향하는 문은 굳게 막혀 있는 채
자유의 다리에서 마지막 사진을 찍고.. 집으로 돌아온다.
하얗게 눈이 내릴때 다시 한번 찾아오고 싶다.